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규명 못해…조선일보, 수사에 외압 행사”
(오픈뉴스=opennews)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 (과거사위)가 20일 '장자연 사건'의 의혹과 관련해 당시 검찰과 경찰의 부실 수사가 있었지만 성폭행 등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고(故) 장자연씨가 친필로 성접대를 강요받은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됐던 가해 남성들을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장자연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에 대한 검토 및 논의를 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였던 장씨가 지난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술자리와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이후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진상조사단이 작년 4월 2일부터 13개월 넘게 이 사건을 새롭게 조사했다.
과거사위는 여러 의혹 중 유일하게 처벌 가능성이 남은 특수강간이나 강간치상 혐의에 대해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조선일보측이 수사에 압력을 넣었고, 검경의 수사가 부실했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사건의 핵심인 장자연 친필 문건 속 '조선일보 방 사장'의혹에 대해서는 장씨가 지난 2007년 10월 장씨와 만난 코리아나 호텔 방용훈 사장을 '조선일보 방 사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또한 “지난 2009년 수사 당시 조선일보측이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과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찾아가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정황도 확인된다”고 밝혔다.
장씨와 관련한 의혹 중 일부는 진상규명을 통해 사실로 드러났지만 이 사안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대부분 끝나 재수사를 권고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과거사위는 장씨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가 지난 2012년 이종걸 의원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정식 수사 권고를 요청했다.